조현병을 앓던 작가가 20년이 훨씬 넘는 약물치료에 힘입어 자아를 확립하고 사회에나 소규모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떤 때는 기쁨을 나타내고 어떤 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삶을 개척해 나가는 글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작가의 천성이 모질지가 않다.
금방 풀어지고 동정심을 느끼면서 용서하고 받아드리게 된다.
수많은 대인관계가 짤막짤막하게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그들에게 상황에 맞게 대화를 나누고 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 다가가게 된다.
윗트 있는 표현과 따뜻한 말로서 상대를 편안하게 만든다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
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어찌 평화만 있으랴!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주변에서 대하는 사람들과의 좋지 않는 감정도 엄청 생긴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서 정신을 가다듬고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된다.
이런 웃기고, 화나고, 감동받은 사연을 글로 표현했다.
명언에 평화와 안전을 받아드리기를 원하는 사람은 폭풍과 번개도 받아드려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작가는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즐기고 받아드리기 힘든 상황을 그래도 잘 소화하고 마음으로부터 정화한다.
하루를 반성하면서 일기를 기록할 때 오히려 작가를 화나게 했던 기억들이 더욱 작가를 채찍질하게 만든다.
9살 때 고향을 떠나 대구로 왔다.
초등학교 시절 봄이 되면 할머니가 계신 시골 고향에 갔을 때 동네에 감나무들이 있다.
감나무에 온통 노랗게 감나무들이 피어있다.
정말 아름답게 피어있다.
작은 왕관처럼 생긴 감꽃들을 따먹기도 하고 실에 꾀어 목걸이를 만들던 기억도 난다.
또 여름에 뒷집 할아버지가 산에 가셔서 산딸기를 꺾어서 나에게 주시던 생각도 난다.
산딸기가 너무 예뻐서 먹기에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악을 하면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또 테너들의 멋진 고음의 소리가 몸에 전류를 일으키게 할 정도로 좋아서 지금도 곡들을 자주 감상하고 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이성에 대해서는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막상 나타나면 요리할 래시피를 모른다.
센터에 다니면서 그것이 스트레스를 받던, 회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던 그 때를 통과하고 진통을 겪으면서 나의 정신세계가 발전하는 것을 체험했다.
31년째 약을 먹고 있는데 덕분에 잠을 잘 자고 매일매일 정신상태가 좋아지고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일기를 쓸 때 그 기분이 너무 좋다.
기회가 있을 때 노래도 부르고 또한 자형, 외삼촌들, 아재가 오셨을 때 고기를 구워 마늘과 상추로 맛있게 먹고 맥주나 소주를 마실 때 그 분위기와 술의 맛을 점점 알아가는 기분이 든다.
처음에는 술맛을 모르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기회가 자꾸 생기니 조금씩 조금씩 마시게 되니 술맛을 알게 되는 듯하다.
지금은 여호와의 집회 참여와 봉사를 하는데 형제자매와 나누는 따뜻한 교제가 많은 힘이 되기도 한다.
이제 내년이면 내가 혼자 살 아파트도 신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약이 나에게는 너무나 많은 힘이 된다.
클로자릴이란 약을 만든 화학자어게 정말 감사를 드린다.
매일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며 잎으로도 약을 잘 먹고 몸과 마음 즉 정신세계를 눈처럼 예쁘고 하얗게 가꿀 것이다.